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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성 문화의 특징

제출 : 2008학년도 여름학기

과목 : 성과 사회적 재현

제목 : 대학생 성 문화의 특징

 

 나는 학창 시절을 한적한 시골에서 보냈다. 안동시를 비롯하여 문경시, 영주시 등에 둘러싸인 경상북도 북부지방의 자칭 선비의 고장.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인구를 합쳐도 연세대학교 재학생 숫자에조차 미치지 못하는 ‘깡촌’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워낙 인구가 적은데다 유교문화의 중심지이다 보니,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사람이 ‘한 집 건너 한 집’ 수준이었다. 그곳에서 ‘섹시하다’는 말은 ‘창녀’란 욕설과 동의어였고, ‘섹시한 옷차림’은 ‘티켓다방 아가씨들의 옷차림’을 상징하였다. 진한 화장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섹시코드란 말은 설이나 추석 때나 잠시 볼 수 있는 썩어빠진 도시 문화의 지칭어에 불과하였다.

 

 대학가에 상경하고 나서 상황은 반대가 되었다. 흔히 외국에 장기간 체류할 때 겪게 된다는 ‘문화 충격’이란 사회학적 용어를, 같은 한국 내에서 체감하게 되리라고는 짐작도 못하였다. 지금까지 섹시코드는 저속하다는 고정관념으로 살아오다가 느닷없이 그것이 일상으로 자리 잡을 때의 어려움은 결코 적지 않았다. 바로 도시의, 대학생들의 대표적인 성 문화인 것이다.

 

 대학생의 성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성 욕구의 분출’에 있다. 서론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 한국의 초중고생들은 2차 성징과 급격한 성 욕구를 겪으면서도 그것을 강제로 억누르도록 사회적인 압력을 받는다. 이성교제를 입시에 패스하는 날까지 일절 생각지 말라는 부모의 주장을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듣고 자란다. 교복 제도는 자유롭고 섹시한 옷차림에서 여고생들을 강제로 분리시켜놓는다. 다만 청소년들은 부모의 약속 하나만을 믿고 공부에 열중한다.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자유라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 약속 아닌 약속 덕택에, 자연스럽게 대학생들은 초중고 학창시절 동안 억눌려있던 성을 대학에서 마음껏 분출하려고 시도하기 마련이다. 시간을 내어 헬스클럽에 다니거나 다이어트를 하며 몸매를 관리하고, 섹시하고 화려한 패션 등으로 그간 억눌린 청춘을 보상받으려 한다. 문제점이라면 억눌린 개인 성의 분출이 대부분 소비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실태를 너무도 정확히 알고 있는 자본가들은 무차별적인 마케팅으로 대학생들을 공략한다. 그리하여 교복 정도는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로 여대생들의 패션이 천편일률적으로 통일되는 결과를 낳았다. 성의 분출이 소비지향적이며 마케팅에 끌려 다니는 경향이 심한 것이 오늘의 대학생의 성 문화의 중요한 특징일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이성교제 중심적 문화이다. 특히 남고, 여고를 나온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남녀공학 대학교에 진학하며 이성 교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각종 모임과 미팅, 소개팅은 예전부터 있어 온 것으로, 그 자체가 이상한 현상은 아니다. 다만 현재의 이성교제 문화가 예전에 비해 피상적이라는 아쉬운 소리도 들려온다. 길거리에서 진한 스킨십을 나누는 수많은 다정한 커플들이 의외로 채 1년을 못가서 결별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학기가 시작하는 3월,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6월, 2학기가 시작하는 9월, 즉 3개월 간격으로 애인을 바꾸는 일명 3․6․9 커플의 이야기에 이르면, 대학생들의 이성교제가 심심하면 갈아 치우는 소모품 놀이라는 기성세대의 비판이 결코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가볍고,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이른바 ‘탐닉의 성 문화’라 볼 수 있다. 과거에 비해 신촌에 모텔이 더욱 많아졌다. 겉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공식 통계가 없어서 모를 뿐이지, 낙태 등 성적(性的)으로 어려운 사정에 빠진 대학생이 생각보다 많다는 입소문은 무척 우리들을 아연하게 만든다. 이에 질세라 나이트와 클럽 등의 환락문화도 빠질 수 없는 대학생의 중요한 성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억눌린 성 문화의 분출이 탐닉의 문화로 나아간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대학생의 성 문화의 특징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화’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상대방과 진실한 마음을 나누지 못하자 여성은 여성끼리, 남성은 남성끼리 수군거리며 안 그래도 잘못된 선입견이 더욱 왜곡되어버린다. 페미니스트들은 어떻다, 복학생은 어떻다, 된장녀는 어떻다 등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페미니스트, 복학생, 된장녀와 만나서 어울려 보면, 그들의 경험과 생각이 약간 다를 뿐이지 자신과 다름없는 같은 대학생에 불과(?)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만 그 ‘어울림’이 대학가에서 진실하게 이루어지기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상대방을 잘 믿지 못한다. 자신에게 친절히 다가오고 잘 대해주길 원하지만, 그런 상대방이 정말 신실한지 늑대인지 고민하게 된다. “날 평생 사랑해?” “응!” 너무도 흔해빠진 이 대화가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본인들도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1년 내로 절반 이상의 커플이 깨지는 것을 보니 말이다.

 

 그러나 대학생에게 있어 성 문화란 중요한 것이다. 이성교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한국 사회처럼 성 문화가 한참 억눌려 있다가 갑자기 대학가에서 분출하는 상황에서는 스스로의 명확한 마음가짐이 가장 필요하다고 본다. 순결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히거나, 마초적인 상상력에 자신을 묶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대학가와 사회에는 너무도 다양한 성 문화가 범람하고 있다. 여기서 자신의 주관과 철학이 확실하지 않으면, 유야무야하다가 남들의 가치와 판단으로 이루어진 성 문화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다. 자신이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어떤 형태의 행복을 바라는지, 나아가 어떤 삶을 보내고 싶은지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 없이 무작정 대학의 성 문화에 뛰어드는 것은 돌아올 연료도 없이 폭탄을 싣고 항공모함을 향해 달려드는 카미카제 특공대와 다름없는 위험한 행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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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edited on 07/24/2008 21:35 by mizuum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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